해외의 기본소득 사례 - 핀란드

국가단위 기본소득 첫 걸음, 핀란드

핀란드는 국가 단위로는 유럽 최초로 올해(2017년)부터 '기본소득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전세계가 핀란드의 실험을 주목하는 이유죠. 국가 단위로 시행되는 첫 시도에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아직 시작한지 1년도 되지 않았지만 핀란드에는 흥미로운 변화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뉴스퀘어와 함께 핀란드의 기본소득을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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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지금

현재 핀란드의 경제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경제성장률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중입니다. 핀란드 대표 기업 노키아가 몰락한 일은 유명하죠. 최대 교역국인 러시아와 무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입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러시아가 집어 삼켰다는 이유로 EU본부는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했습니다. 핀란드 또한 유럽연합(EU)에 소속되어 있는데요. 때문에 핀란드 또한 제재에 동참하며 러시아와의 무역 규모를 축소했죠. 때문에 핀란드의 대(對) 러시아 수출은 35% 감소했습니다. 이렇게 경제 사정이 안 좋다보니 최근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대부분 저임금 일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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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핀란드의 복지병 논란

핀란드는 사회보장제도를 잘 갖추고 있습니다. 누군가 실직한다면 국가는 월평균 90만~130만 원의 실업수당을 지급합니다. 무려 최대 500일 동안 말입니다. 게다가 수급기간이 완료된 뒤에도 일자리가 없는 사람은 매월 90만 원의 노동시장 보조금을 무기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같은 혜택들은 경제상황이 좋을 땐 아무 문제가 없었죠.

최근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주어진 일자리는 저임금 일자리뿐인데, 일 안하고 실업수당 받는 것과 금액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겁니다. 핀란드 사람들은 일 해야 할 이유를 잃어버렸습니다.

이 상황에서 핀란드의 중도 우파 유하 시필레 총리가 집권했습니다. 시필레 총리는 IT 재벌 출신입니다. 핀란드를 제2의 그리스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죠. ‘복지국가 핀란드’를 뜯어 고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사회보장비용을 절감해 지출과 부채를 줄이겠다는 거죠. 그 가운데 나온 정책이 기본소득입니다. 즉, 핀란드 기본소득 제도의 목표는 복지제도 비용 절약인 겁니다. 각종 수당을 없애고 기본소득(75만 원 수준)으로 복지제도를 통합하겠다는 겁니다.

노조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사회민주당은 기본소득의 전면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지금의 복지제도를 줄이고, 예산도 줄이고, 정부의 역할도 줄이겠다는 거니까요. 놀고먹을 만큼의 돈을 주겠다는 것도 아니면서, 국민들을 세심하게 돌보지도 않고, 돈은 조금(75만 원) 줄 테니 복지는 알아서 하라는 의미로 들리는 거죠.

핀란드 사회 복지국의 기본소득 홍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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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기본소득

시필레 총리는 4가지 모델을 검토했습니다.

(1) 사회보장 제도 전부를 대체할 만한 금액(110만 원 정도)을 지급하는 완전 기본소득
(2) 주택보조금 등의 사회보장은 그대로 두고 실업급여를 대체할(75만 원 정도) 부분 기본소득
(3) 조세 체계를 활용해 기본소득 지급효과를 내는 음의 소득세(일정 금액 이하는 그 부족 분 만큼 지원금을 받고, 그 이상은 세금을 내는 제도)
(4) 실업수당 정도를 주고, 사회에 바람직한 행동(노부모 부양, 봉사활동)을 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그중 두 번째 방안이 채택되었습니다. 기존엔 실업급여를 받다가 일을 하면 실업급여가 끊겼습니다. 그래서 그냥 일을 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기본소득은 일자리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됩니다. 사람들이 일을 하면 기본소득에 더불어 급여까지 받아 소득이 높아지니 일을 할 유인이 생기는 것이죠. 핀란드는 이 방법으로 올해 1월부터 기본소득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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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고 있을까?

핀란드의 사회복지국 KELA는 기본소득 실행 4개월 후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기본소득이 빈곤을 퇴치할 뿐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기본소득을 받는 이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크게 줄어든 겁니다.

사람은 살면서 정말 여러 가지 상황과 맞부딪힙니다.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셔서 병간호를 해야 할 수도 있고, 일급을 받아 일하는데 몸이 아파서 못 나갈 수도 있죠. 기본 소득은 바로 이런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핀란드 국민의 스트레스가 줄어든 이유죠.

기본소득이 창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기본소득 덕에 돈을 벌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창업 활동에도 마음껏 참여할 수 있다는 거죠.


이번 실험은 복지 개혁을 위한 첫 단계입니다. 2년 뒤에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은 저소득층과 25세 미만 청년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실험이 이뤄질 겁니다. 1월에 시작한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이제 7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과연 그들의 실험이 어떤 결론을 낼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