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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운동 A to Z

‘참여형 지식인’, ‘재벌 저격수’, ‘진보 경제학자’… 모두 지난달 21일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설명하는 수식어입니다. 그는 한국식 재벌 독식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아가 직접 이를 바꾸려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 실장 인선에 대해 “경제력 집중 완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새정부의 또 다른 인사로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장 실장 간의 특별한 교집합이 있습니다. 바로 함께 ‘소액 주주 운동’을 주도한 경험입니다. 뉴스퀘어가 ‘소액주주운동’을 꼼꼼히 살폈습니다.

The Orkla Group, flickr (CC BY)

본격적인 소액주주운동 알아보기 下

소액주주운동 후 달라진 것은?

 
소액주주운동은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요?

1) 제도가 정비되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개인적으로 사업체를 가지고 회사와 거래하며 일반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위 '일감 몰아주기'는 10년 전만 해도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기업설명회(IR)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권익을 훼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단 1주만 갖고 있어도 주주대표소송이 가능한 단독주주권 행사를 법적으로 보장합니다. 반면 과거 우리나라는 소액주주권을 행사하려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해야 했습니다.

IMF사태 이후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소액주주의 대표소송에 필요한 지분이 0.05%로 낮아졌습니다. 장부열람권도 1%의 지분으로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소액주주 운동의 탄력으로 관련제도가 더욱 정리되었습니다.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보유지분 요건이 0.01%로 낮아졌습니다. 2005년에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도입됐습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증권거래 과정에서 주주 50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1인 또는 몇명이 대표로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승소 시 효력이 피해자 전체에 미칩니다.

2) 주주가 직접 나서다

초기 소액주주운동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중심이었습니다. 이제는 실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직접 권리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정 단체의 도움 없이 소액주주들 스스로 조직화하는 움직임이 많아졌죠.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도 소액주주들은 함께 목소리를 냈습니다. 주주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1대 0.35 합병비율에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소액주주는 ‘주식매수가격 조정 신청’을 법원에 제출해 2심에서 승소했습니다. 삼성SDS가 물류부분을 분할한 뒤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번지며 주가가 폭락하자 삼성SDS 소액주주들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의 오늘과 내일

국내에서 소액주주운동이 처음 시작되고 20년정도가 지났습니다.

소액주주 운동은 투명한 지배구조및 경영의 중요성과 주주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됩니다.

물론 소액주주운동을 향한 비판도 있습니다. 주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소액주주운동의 공적인 부분이 희석 된다는 주장이나, 주주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기업경영이 단기화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소액주주운동은 주주의 권익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의견, 소액주주운동이 노동자 경영참여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당 비판에 대한 장하성의 반박이 잡지 [이코노미21] 2004년 9월 10일자 인터뷰에 담겨 있습니다. 원문 링크 :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237)

소액주주운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오늘날에도 기업들의 소액주주에 대한 태도는 소극적이며, 관련 제도들도 미비합니다. 기업들이 동시에 무더기로 주총을 개최해 주주 참석을 방해하는 관행도 남아있습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73%의 상장사가 특정한 3일에 주총을 열었습니다. 서면투표와 전자투표 도입을 꺼리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소수 개인 주주들이 단기적 이해관계를 위해 뭉치는 소액주주운동은 장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기업이 두려워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기관 투자가들이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재벌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재벌이나 정치권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기관 투자가를 찾기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외국 투자가에 의존하는 방법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은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재벌 기업구조를 개선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재벌 총수가 계열사를 이용해 지분을 확보해가는, 근원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제는 소액주주운동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소액주주운동은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여 제 역할을 해 나가야겠죠.

결과적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기업, 사회,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쉽지 않지만, 꼭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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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운동을 알기 위한 몸풀기

'소액주주'란?

먼저, ‘소액주주’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두산백과사전>의 정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소액주주 (少額株主, minority shareholders) :
한 회사의 주식을 소량 가지고 있는 주주.
상장법인이 발행한 주식총액 또는 출자총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과 액면가 기준으로 3억원 미만에 해당하는 금액 중 더 적은 금액에 해당되는 주식을 가진 주주를 말한다.

규정상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소액주주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기업이 거래소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소액주주가 보유하는 주식수가 발행주식 총수의 40% 이상이어야 하며, 소액주주의 수가 300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소액주주가 많을수록 회사의 주식분산이 잘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대주주와 마찬가지로 이익배당청구권 · 기업파산 후 잔여재산배분요구권 · 신주인수권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며,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과 결의 취소 및 무효청구권· 정관(사단법인의 조직 ·활동을 정한 근본규칙)과 재무제표 열람권 등을 갖고 있습니다.

‘기업지배구조'란?

소액주주운동을 알기 위해 알아야하는 용어가 또 있습니다.
바로 ‘기업지배구조’ (Corporate Governance)입니다.

한 마디로 '기업을 다스리는 구조' 입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넓게는 기업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총체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 경영의 통제에 관한 시스템 모두를 뜻하는 것이죠. 기업내부적으로는 의사결정시스템, 이사회와 감사의 역할과 기능, 경영자와 주주와의 관계 등이 해당됩니다. 기업 경영 외부환경으로는 시장에 대한 규제, 금융 감독체계, 관행 및 의식 등이 있습니다.

좁게는 기업경영자가 이해관계자, 특히 주주의 이익을 위해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감시 통제하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지배구조 개선작업으로 사외이사제도 도입, 감사의 독립성 제고, 회계제도의 선진화, 주주 권리의 강화, 금융감독체계 강화 등을 두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의 실제 기업지배구조를 다음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www.deri.co.kr/content/report#str_24 (대신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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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소액주주운동 알아보기 上

'소액주주운동'이란?

<매일경제용어사전>의 '소액주주운동'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소액주주운동 :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소액주주 권익찾기 운동.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비정상적인 경영행태를 민간차원에서 감시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짐.

참고 :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현재 재벌 개혁 운동의 중심인 경제개혁연대의 전신입니다. 이 단체는 재벌 그룹의 불합리한 지배구조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습니다. 장하성 실장이 1997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을, 2001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2001년 경제개혁센터 소장으로 취임했고, 그 후 이 단체가 참여연대에서 분화하여 경제개혁연대가 된 2006년부터 지금까지도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90년대 초, 재벌체제가 공고한 경제권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은 이러한 상황을 향한 위기 의식을 배경으로 등장했습니다.

주주권은 법적으로 보장된 시민의 권리입니다. 기업과 경제, 국가를 위해서 주주권리가 보장되어야 함은 분명합니다. 소수자의 경제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다른 부분과 이해상충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주주라는 법적 권리는 재벌 개혁의 유용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주주가 많이 가져가면 노동자가 덜 가지게 될까요? 주주와 노동자의 이해가 충돌한 사례는 아직 없습니다. 주주에게 배당금을 많이 주기 위해 노동자 임금을 깎지는 않습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주식회사가 아니어도 발생합니다. 만약 실제로 그런 경우가 생긴다면, 근본적인 이유는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결국 기업구조를 바꿔나가야 합니다.

즉, 소액주주운동의 의미는 개인의 권리를 이용해 우리나라 기업과 재벌, 경제구조를 바꾸는 것입니다. (잡지 [Economy21]의 2004년 9월 10일자 장하성 인터뷰 참조)

소액주주운동은 기존의 재벌 개혁 운동과 달랐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이 시작된 당시에는 소액주주가 목소리를 거의 낼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소액주주들을 규합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을 향해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는 방식은 파격적이었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한 참여연대는 재벌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를 규합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을 집중 질타했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은 자본주의 방식으로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습니다.

대표적인 소액주주 운동 사례는?

그렇다면 대표적인 소액주주운동 사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제일은행 주주대표소송운동

1997년 3월 7일, 제일은행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이 주주총회에 장하성 위원장, 박원순 사무처장을 비롯한 참여연대원들이 등장했습니다. 두 달전 부도를 낸 한보그룹(당시 재벌 순위 14위)에 대규모 불법대출을 해줘 부실화된 제일은행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들은 이미 명동 증권가에서 캠페인을 벌여 소액주주 20명으로부터 14만1471주에 대한 주주 권리를 위임 받은 상황이었죠. 하지만 은행 측은 부실책임을 묻는 참여연대 주주들에게 발언권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주총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에 참여연대는 제일은행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참여연대는 캠페인과 신문광고 등을 통해 소송에 필요한 제일은행 주식의 0.5%를 모았고, 이철수 전 제일은행장 등 4명의 이사들을 상대로 4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대표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대주주와 경영진의 전횡을 막으려는 이 운동의 취지에 공감하여 1998년 8월 이철수 전 은행장 등 4명의 피고에게 400억원을 은행에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 삼성을 저격하다

본격적으로 소액주주운동은 재벌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꾀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재벌 그룹 삼성도 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1997년 3월, 삼성전자가 당시 삼성 그룹 이건희 회장이 아들 이재용에게 삼성물산에 각각 450억 원과 150억 원어치의 사모전환사채(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발행하였습니다.

참여연대는 삼성전자에 삼성의 변칙적인 경영승계 문제와 관련해 전환사채발행 무효화, 계열사 부당지원 중지, 지배구조 개혁을 위한 정관개정 등을 요구했습니다. 1998년 3월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전환사채 발행의 부당성 등을 놓고 무려 13시간30분 동안 참여연대와 삼성 경영진간의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사상 최장 주주총회 기록을 세운 이 주주총회는 소액주주의 참여가 기업경영을 바꿀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보여줬습니다.

1999년에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장 실장이 직접 참여해 8시간30분 동안 집중투표제 도입과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관 개정을 요구했고, 결국 표결로 이어졌습니다.

2006년에는 장 실장이 제일모직 소액주주 2명과 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인수를 포기하게 해 제일모직에 손해를 끼쳤다’ 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내 130억여원 배상 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김상조 교수는 “당시 운동은 주주이익 보호보다는 소수주주권이라는 법적 권리를 이용해 기업의 지배구조를 바꾸려는 노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중반의 소액주주 운동은 재벌개혁 운동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또 다른 소액주주운동, 장하성 펀드

 
2000년대 중후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만든 ‘장하성 펀드’도 소액주주운동의 다른 형식입니다.

장 실장은 2006년부터 ‘장하성 펀드’로 유명해진 ‘라자드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를 수천억 원 규모로 조성해 새로운 방식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활동을 폈습니다.

‘라자드 한국지업지배구조펀드’는 존리 現메리츠자산운용 대표가 2005년 미국계 투자회사 라자드운용으로 옮기면서 실행한 것입니다. 그는 “우리나라에 대주주의 능력 부족이나 경영진의 불성실한 의도 때문에 저평가된 기업이 너무 많은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회사가치를 끌어올리고 싶다는 의지를 바탕으로 이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존리 대표는 1,300억 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해 대한화섬·태광산업·크라운제과 등 당시 지배구조가 낙후된 한국 기업의 주식을 5%씩 사들였는데, 당시 고려대 교수였던 장 실장이 펀드 매수 컨설팅을 맡았습니다.

이 펀드는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에 투자하여, 지배구조 개선 합의를 이끌어내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수익률이 떨어졌고, 남양유업과 일성신약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에 2012년 청산했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의 성공 요인은?

소액주주운동은 ‘시민운동의 모범사례’로 불리기도 합니다. 초기부터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시작과 진행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장하성 정책실장을 포함한 교수, 변호사, 회계사, 사법연수원생 몇명 등10명 남짓이 이 운동을 이끌었습니다. 전문가들일지라도 ‘절대권력’ 재벌 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싸움은 매우 힘겨웠습니다.

기업이라는 구체적 대상을 두고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정당성과 공공성 확보가 필요했습니다. 더불어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되었습니다. 때문에 절대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당당히 법적 권리를 요구하면서, 절차를 충실하게 밟았습니다.

장 실장은 소액주주운동 초기 성공의 가장 큰 요인으로 대기업의 간과를 꼽았습니다. 그는 기업이 “뻔한 시민 운동” 이라고 판단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던 점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기업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참여연대는 기업의 작은 부정도 놓치지 않았고, 긴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소송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 운동이 단순히 문제제기로 끝나지 않을거란 인식을 분명히 심어주기 위해, 시작한 일을 끝까지 책임 지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한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또한 운동의 목적을 잊지 않았습니다. 기업을 쓰러뜨리기 보다, 더 나은 기업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때문에 기업이 요구한 질의서는 모두 주었고, 주주총회에서 다룰 내용에 대해서 기업에게 구체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그래야 경영진이 미리 답변과 자료 등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반드시 여러 차례의 협상을 거쳤으며, 소송만이 유일한 해결 방법일 때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송 혹은 고발 전에 기업이 자발적으로 개선안을 제시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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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운동 후 달라진 것은?

 
소액주주운동은 어떤 변화를 불러왔을까요?

1) 제도가 정비되다

현재 대한민국에선 개인적으로 사업체를 가지고 회사와 거래하며 일반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위 '일감 몰아주기'는 10년 전만 해도 매우 흔한 일이었습니다. 기업설명회(IR)가 활성화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권익을 훼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은 단 1주만 갖고 있어도 주주대표소송이 가능한 단독주주권 행사를 법적으로 보장합니다. 반면 과거 우리나라는 소액주주권을 행사하려면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해야 했습니다.

IMF사태 이후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소액주주의 대표소송에 필요한 지분이 0.05%로 낮아졌습니다. 장부열람권도 1%의 지분으로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소액주주 운동의 탄력으로 관련제도가 더욱 정리되었습니다. 주주대표소송을 위한 보유지분 요건이 0.01%로 낮아졌습니다. 2005년에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도입됐습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증권거래 과정에서 주주 50명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1인 또는 몇명이 대표로 수행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으로, 승소 시 효력이 피해자 전체에 미칩니다.

2) 주주가 직접 나서다

초기 소액주주운동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중심이었습니다. 이제는 실제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직접 권리 찾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특정 단체의 도움 없이 소액주주들 스스로 조직화하는 움직임이 많아졌죠.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도 소액주주들은 함께 목소리를 냈습니다. 주주들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1대 0.35 합병비율에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소액주주는 ‘주식매수가격 조정 신청’을 법원에 제출해 2심에서 승소했습니다. 삼성SDS가 물류부분을 분할한 뒤 삼성물산과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번지며 주가가 폭락하자 삼성SDS 소액주주들이 조직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의 오늘과 내일

국내에서 소액주주운동이 처음 시작되고 20년정도가 지났습니다.

소액주주 운동은 투명한 지배구조및 경영의 중요성과 주주권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됩니다.

물론 소액주주운동을 향한 비판도 있습니다. 주주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늘어나면서 소액주주운동의 공적인 부분이 희석 된다는 주장이나, 주주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기업경영이 단기화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또 소액주주운동은 주주의 권익만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의견, 소액주주운동이 노동자 경영참여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당 비판에 대한 장하성의 반박이 잡지 [이코노미21] 2004년 9월 10일자 인터뷰에 담겨 있습니다. 원문 링크 : http://www.economy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237)

소액주주운동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오늘날에도 기업들의 소액주주에 대한 태도는 소극적이며, 관련 제도들도 미비합니다. 기업들이 동시에 무더기로 주총을 개최해 주주 참석을 방해하는 관행도 남아있습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73%의 상장사가 특정한 3일에 주총을 열었습니다. 서면투표와 전자투표 도입을 꺼리는 기업들도 많습니다.

소수 개인 주주들이 단기적 이해관계를 위해 뭉치는 소액주주운동은 장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합니다. 기업이 두려워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기관 투자가들이 나서야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기관 투자가들은 재벌과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재벌이나 정치권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는 기관 투자가를 찾기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외국 투자가에 의존하는 방법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도 않습니다.

소액주주운동은 우리나라의 기형적인 재벌 기업구조를 개선하고자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재벌 총수가 계열사를 이용해 지분을 확보해가는, 근원적인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그 과제는 소액주주운동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소액주주운동은 일종의 촉매제 역할을 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하고 성장하여 제 역할을 해 나가야겠죠.

결과적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기업, 사회,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쉽지 않지만, 꼭 풀어나가야 하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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