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에 대한 인식을 조현하다

최근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묻지마 범죄의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조현병, 사람들은 자신도 피해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과연 조연병은 무엇이며, 사람들이 느끼는 막연한 두려움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막연한 두려움의 존재, 조현병

“나 조현병이야”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을 때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최근 온 국민에게 충격을 주었던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이 사건의 가해자인 여고생이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후 조현병은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사람들의 관심과 걱정을 동시에 사고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서도 조현병과 관련된 사건을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조현병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정말 조현병은 우리가 피하고 두려워해야 할 대상일까요?

그럼 도대체 조현병이란 뭘까?

조현병이란 2011년 정신분열증이라는 기존의 병명이 주는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바뀐 명칭입니다. 조현(調絃)은 현악기의 줄을 고른다는 뜻입니다. 조현병 환자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마치 조율되지 못한 악기와 같다는 것에서 비롯했습니다. 조현증의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망상: 사실이 아니며 상식적이지 않은 생각을 굳게 믿는다.
    ex) 국정원에서 나를 감시하고 있으며, 곧 나를 죽이러 올 것이다.

  2. 환각: 다른 사람이 보거나 듣지 못하는 환시, 환청 등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것
    ex) 누군가 옆에서 나에게 명령을 한다.

  3. 와해된 언어: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아서 앞뒤 문장이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
    ex) 헛소리, 횡설수설

  4. 와해된 행동: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기이한 행동
    ex) 비닐봉지를 신발로 신고 다니는 사람

  5. 음성증상: 감정표현 및 즐거움을 찾으려는 의욕 등 정상일 때 있어야 하는 것이 결핍되거나 사라지는 경우
    ex) 감정표현이 없으며 항상 무표정으로 있는 사람

위와같은 증상이 2가지 이상이 존재하며, 일시적인 증상이 아닌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조현병으로 진단합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지키려 했겠지만...

‘강남역 살인사건’ 등 조현병과 관련된 범죄는 위와 같은 증상이 원인이 됩니다. 먼저 ‘저 여자가 나를 무시한다.’ 등의 피해망상이나 ‘저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너희 가족을 죽일 것이다.’ 등과 같은 환청이 일어납니다. 이후 그들은 자신이 받는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에게 해코지하게 됩니다. 이러한 행동이 그들의 입장에서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였지만, 다른 사람은 아무런 이유가 없는 묻지마 범죄로 인식합니다.

또한, 병이 진행되면서 전두엽 기능이 약화합니다. 떨어진 뇌 기능으로 충동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일반인이라면 참을 수 있는 자극도 그들은 조절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남을 해치라는 환청이 들렸을 때, 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게 됩니다.

막연한 공포가 가져온 배타심

이러한 범죄는 우리에게 큰 공포심을 가져다줍니다. 범행대상이 불특정 다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일반 범죄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일면식이 있거나, 특정 관계 안에서 일어납니다. 반면, 묻지마 범죄의 경우, 아무런 관계가 사람도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나 또한 뉴스에 나오는 범죄의 대상이 내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조현병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불안감이 급증하면서 사회적으로 조현병에 대한 시각은 점차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배타적인 이들은 재판 시 조현병 범죄자에 대한 감형을 반대합니다. 그들이 나와서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현병 환자들은 잠재적 범죄자이며, 사회와 격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주장은 올바른 것일까요?

정상인보다 낮은 범죄율

막연히 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하고, 사회적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이 무조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모두 공격성을 띄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듯, 조현병 환자도 성향이 전부 다릅니다. 그중 일부의 환자만이 범죄를 일으킵니다.

대검찰청 범죄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정상인의 10분의 1에 미치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또한,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강력 범죄자 중 조현병 진단은 0.04%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실질적으로 오히려 조현병 환자가 일반인보다 범죄율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두려움이 아닌 관심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조현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여전히 조현병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100% 확신할 수 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또한, 조현병 환자에 대한 감형, 정신보건법 등 그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조현병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일 것입니다. 의학계에서는 조현병을 질환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치료대상으로 보지 않는 정신장애와는 다릅니다. 정신질환을 감기와 같은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치료를 받으면 상태가 호전되고, 사회생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조현병 환자의 수는 5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이 중 치료를 받는 사람의 수는 10만 명에 불과합니다. 그 이유는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병을 숨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조현병에 대해 가져야할 태도는 막연한 두려움과 배타성이 아닙니다. 주변 의심환자에 대한,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조현병, 나아가 정신질환자들을 양지로 이끌어내고, 환자들의 조기 치료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