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답'을 알고있다?

우리는 알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언제 어디서나 ‘검색’합니다. 세계 최대 검색엔진인 구글에선 초당 최소 약 63,000건, 하루 평균 55억 건의 검색이 발생합니다. 그러다 보니 ‘to google’ 이란 말이 아예 동사처럼 쓰이기도 합니다. 혼자 끙끙 앓던 과제의 해답도, 내가 쓴 지도 잊어버린 옛 게시글도 귀신같이 찾아내는 '구글링'은 때론 무섭기까지 합니다. 구글은 무엇이든 답합니다. 그런데, 과연 모두 ‘정답’ 일까요?

Anthony Ryan, flickr (CC BY)

구글 검색 논란과 인터넷 정보의 신뢰성 문제

작년 미 대선을 계기로 인터넷 상의 ‘가짜 뉴스’가 화두였습니다. 잘못된 정보가 마치 사실처럼 포장되어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고, 결국 페이스북 등 거대 미디어 기업들이 공식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구글 검색’에 관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오랜 시간 있어온 문제였죠.

작년 말, 영국 가디언 지는 구글 검색의 문제점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구글 검색창에 "are Jews" 라고 입력하면, 구글의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에서 "are Jews evil?"(유대인들은 악마인가) 이 가장 상위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are women"(여자들은)은 "are women evil?"(여자들은 악마인가)로, “do blacks“(흑인들은)는 “do blacks commit more crime?”(흑인들이 범죄를 더 저지르나)으로, “are muslims“(무슬림 들은)는 “are muslims bad?”(무슬림 들은 나쁜가)로 자동 완성 되었습니다.
 
검색 결과 또한 엉망이었습니다. "유대인은 악마인가?" 라는 질문의 검색 결과 1페이지의 90%는 유대인이 악마인 이유를 ‘확증’하는 페이지였습니다. "홀로코스트가 실제로 일어났나?" 라는 질문에는 대표적인 인종차별주의 사이트 ‘스톰 프런트’의 게시글이 검색 결과 최상단에 나타났습니다. 역시나 검색 결과 1페이지는 ‘홀로코스트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증거’들로 채워졌습니다. 믿을만하다고 여겼던 구글의 ‘상단 검색 결과’(스니펫)도 항상 정답은 아니었습니다. "여자들은 악마인가?" 엔 그렇다고 답했고, "미국의 왕(king)은 누구인가?"엔 오바마가 미국의 '왕'이라고 확신에 찬 오답을 내놓았습니다. 이처럼 구글 검색은 검색어 자동 완성 기능, 검색어 랭킹, 상단 검색 결과 상자가 운영되는 알고리즘에 있어서 큰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이런 결과들은 어떤 위험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에서 제시되는 단어들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예를 들어 대선주자의 이름을 쳤을 때, 뒤에 오는 단어가 무엇인가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죠. 킹스칼리지 런던에서 언론과 소통 권력 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마틴 무어는 검색 결과의 순위는 분명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사람들이 매우 부정적이고 유해한 행동들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검색 엔진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사이트 SearchEngineLand.com의 설립자 대니 설리번의 표현에 의하면, 이는 마치 도서관에 가서 사서에게 유대교에 관한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유대교 혐오에 관한 책 10권을 준 것과 같습니다. 그는 구글이 검색 알고리즘을 통해 제대로 된 결과를 제시하는 데 있어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 인터넷이란 어디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모여 만들어낸 공간입니다. 그들도 선택을 하는 주체들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구글도, 페이스북도 어떤 알고리즘으로 정보가 검색되고 추출되는지 공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짜 뉴스에 이어 구글 검색 논란까지 일어나며 거대 미디어 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이 만든 알고리즘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서비스를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구글은 공식적으로 조치를 취했습니다. 지난 3월 구글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품질이 낮거나, 공격적이거나, 잘못된 정보를 담은 것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검색 결과 더 신뢰 있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저품질 콘텐츠를 검색 랭킹의 하위권에 위치하게 했고, 이용자들로 하여금 자동 검색어 완성이나 상단 검색 결과 상자(스니펫)의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시할 수 있는 기능을 개선했습니다. 구글 측은 이러한 사용자 피드백이 검색 순위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알고리즘이 부족한 부분을 식별하고 조정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구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인터넷’ 전체가 해당되기도 하죠. 인터넷에 퍼지는 잘못된 정보, 혐오를 조장하는 내용, 극우 사이트 등을 포함한,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정보들을 막을 마땅한 방법은 현재 없습니다. 노스 캐롤라니아 엘론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조나단 올브라이트 교수에 의하면, 인터넷 네트워크는 전체가 마치 생태계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 어느 기관을 처벌하거나 통제해서 문제가 해결되긴 어렵습니다. 이와 같은 정보들은 마치 유기체처럼 주변을 학습하고, 갈수록 강력해지기 때문이죠. 인터넷 상의 ‘잘못된’ 정보만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닙니다. '트럼프가 잘못한 점'을 지적한 사이트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그만큼 트럼프 홍보 효과도 생기죠. 우리가 무심코 바라보는 화면 속 모든 정보는 모르는 새에 우리의 생각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의 영향이 실제로 세상을 바꾸고 있을까요?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당선에 인터넷이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특정한 이익을 추구하는 어떤 집단이 끊임없이 사람들의 인터넷 활동을 감시하고 있으며 이런 데이터들이 개인별 맞춤 홍보물 제작이나 데이터 기반 전략을 짜는 회사에 의해 이용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당신이 우연히 클릭한 사이트가, 앞으로 당신의 컴퓨터에 지속적으로 나타날 정보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죠.

미국 행동과 기술 연구소(AIBRT)의 심리학자 로버트 엡스타인은 “일반 대중은 인터넷 검색과 이것의 영향력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아마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사고와 사상을 지배하고 장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의심은커녕 그런 가능성에 대해 생각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반 대중은 인터넷 검색과 이것의 영향력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 아마 인류 역사상, 인간의 사고와 사상을 지배하고 장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의심은커녕 그런 가능성에 대해 생각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엡스타인, 미국 행동 기술 연구소(AIBRT)의 심리학자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저서 <뉴스의 시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뉴스는 어떤 이야기를 조명하고 어떤 이야기를 빼 버릴지 선택하면서 단지 현실을 선택적으로 빚어낼 뿐이다. 여기에는 거대하면서도 대체로 파악할 수 없는 힘이 깃들어있다. 이는 시민들이 서로에 대해 갖게 되는 이미지를 조합하는 힘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떤 이들일지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구술하는 힘이고, 우리의 상상 속에 한 국가를 건설하는 힘이다."

이제는 뉴스와 더불어 (어쩌면 더 훌륭히) 인터넷이 그 '거대한 힘'의 중심 역할을 해 내고 있는 듯합니다. 인터넷의 정보들은 놀라운 번식력으로 우리 삶에 침투하고 있습니다. 분명 인터넷은 현대인에게 정보의 주 공급원이자,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이기도 하죠. 우리가 인터넷을 통해 보는 것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