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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기사, 어렵고 낯섭니다. 용어도 생소한데다 기사 속 설명은 불충분하죠. 뉴스퀘어와 함께 어려운 법조기사를 쉽게 읽어봅시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을까?

지난 12월 2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야3당의 탄핵소추안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내용은 대체로 예상했던 대롭니다. 최순실씨 등 비선조직이 국정에 개입하도록 허용한 것, 이들에 국가기밀을 유출한 것 등이 헌법위반에 해당된다며 탄핵사유로 적시됐습니다.

그런데 다소 특이한 점도 있었습니다. ‘제3자 뇌물죄’가 탄핵소추안에 등장한 겁니다. 제3자 뇌물죄 적시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얼마 전 검찰 공소장에 드러난 박 대통령의 헌법, 법률 위반 혐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즉 검찰 수사에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혐의였는데요.

얼마 전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최근 확정된 특검보와 파견 검사들 중에 ‘특수통(기업·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전문)’이 많고, 박 특검 또한 “검찰 수사 결과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제3자 뇌물죄가 무엇이며, 박 대통령은 왜 이 같은 혐의를 받고 있을까요?

제3자 뇌물죄란?


제3자 뇌물죄의 정식 명칭은 ‘제3자 뇌물공여죄’입니다. 형법 제130조에 명시돼 있습니다.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례를 들어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직자입니다. 박 대통령이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이 금품을 박 대통령 자신이 아닌 제3자, 가령 최순실씨에게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이럴 때 박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제3자 뇌물죄입니다.

물론 최순실씨 등 제3자가 대가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순 없습니다. 뇌물죄 적용의 핵심은 ‘부정청탁을 들어주는 것을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겁니다. 대가를 바라고 준 게 아니라고 한다면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어떻게 규명할 수 있는가가 특검의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는가?


박 대통령은 지난 2월과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각각 독대했습니다. 이후 최순실씨가 소유자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이 SK에 80억 원, 롯데에 70억 원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죠. 롯데는 70억 원을 냈지만 6월 검찰 수사를 앞두고 돌려받았고, SK는 30억 원을 역제안했다가 지원이 무산된 걸로 알려졌는데요.

SK와 롯데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올해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들 기업이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는 대가로 박 대통령이 면세점 선정에 힘을 써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도 연루되어 있습니다. 지난 해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슈가 있었는데요. 당시 둘의 합병은 삼성물산 일반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성물산 지분의 10%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불리한 요소를 무릅쓰고 합병에 찬성하면서 합병이 성사된 바 있었죠. 삼성은 지난 해 9월 최순실씨가 소유한 ‘비덱스포츠’와 자문계약을 맺고 35억 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사실상 정부기관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 쪽에 손을 들어줬던 배경에 대통령과 최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뇌물죄 규명, 가능할까?


앞서 말씀드렸듯 뇌물죄는 부정청탁을 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는 쉽지 않습니다. 대체로 ‘부정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선의로 건넸다’는 식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인데요.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정조사에 출석한 그룹 총수들도 입을 모아 ‘대가를 바라고 낸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특검이 특수부 정예 요원들을 대거 투입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박 특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 특검의 수사를 믿어주시면 저희도 정말 엄정하면서도 공정하게 수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는데요. 우선 특검을 믿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은 검찰 수사의 '예외'가 될 수 있나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관계자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고 있습니다. 게이트의 ‘몸통’격인 대통령도 엄정한 수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집니다.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된 청와대 압수수색, 대통령 수사에 미온적인 검찰의 태도 때문인데요. 여기서 드는 의문점. 대통령은 검찰 수사의 ‘예외’가 될 수 있는 걸까요? 우리 법이 어떻길래 그런 걸까요? Q&A 형식으로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Q1. 지난 10월 29일, 검찰이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대통령실 제1부속비서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법률상 임의제출이 원칙”이라며 검찰의 진입을 막았는데요. 법률적으로 맞는 행위인가요?


A1. 법률적으로는 청와대의 주장이 맞다고 볼 수도, 틀렸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법률 해석의 차이 때문인데요. 임의제출이 맞다고 본 청와대는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1항과 제111조 제1항을 근거로 듭니다. 법조항을 살펴볼까요.

제110조(군사상 비밀과 압수) ①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그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다.
②전항의 책임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

제111조(공무상 비밀과 압수) ①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관하여는 본인 또는 그 해당 공무소가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것임을 신고한 때에는 그 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의 승낙 없이는 압수하지 못한다.
②소속공무소 또는 당해 감독관공서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

국가보안시설인 청와대는 분명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가 맞습니다. 청와대에서 업무를 봤던 안 전 비서관과 정 전 비서관의 사무실에도 ‘직무상의 비밀에 관한’ 자료들이 있을 겁니다. 청와대가 검찰의 진입을 승인하지 않고 박스 7개 분량의 자료를 임의로 제출한 이유입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이광범 특별검사팀도 청와대 경호처 압수수색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의 거부로 임의 제출 형식을 통해 자료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도 청와대가 압수수색을 거부한 근거는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111조였습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번 사안의 경우엔 청와대도 압수수색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위 법조문들의 제2항이 모두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순실씨와 관련된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은 국익을 해하는 게 아니라 도리어 국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적 관심이 크고, 대의민주주의 같은 가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인데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지금 대통령에게 제기되는 국민적 의혹은 국민주권주의와 대의민주주의에 있어 핵심 사항인 민주적 정당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며 "이보다 더 중대한 국가적 이익이 어디 있냐"고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임의제출 방식으로는 자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10월 29일, 검찰은 청와대로부터 증거물을 임의제출받았습니다. 그러나 증거물이 부실했던 탓에 직접 청와대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하겠다고 한 적도 있었죠. 청와대가 자신들에게 불리한 자료를 제외하고 제출했을 거란 의심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임의제출 형식으로 진행된 압수수색의 한계입니다.

Q2. 그동안 검찰은 대통령을 수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근 대국민담화에서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찰은 처음에 왜 대통령을 수사할 수 없다고 한 건가요?


A2. 검찰은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대통령을 수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해당 조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제84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소추’입니다. 소추(訴追)란 법원에 형사사건에 대한 재판을 요구하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검사가 수사를 통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행위(기소)인데요.

헌법 제84조에서 보듯 대통령은 내란 혹은 외환의 죄를 범하지 않은 이상은 재직 중에 기소되지 않습니다. 즉 검사가 대통령을 수사한다한들 재판에 넘길 수가 없다는 겁니다. 검사가 수사를 하는 이유는 기소여부를 결정하기 위함입니다. 기소 자체를 할 수 없다면, 수사를 하는 의미가 없겠죠. 그래서 검찰은 ‘기소를 할 수 없으니 수사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겁니다. 헌법학계에서도 ‘현직 대통령은 수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 다수설입니다.

하지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소수의 입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록 대통령을 기소는 할 순 없지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사는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성명을 통해 "헌법 84조는 재직 중 대통령이 기소되지 않는다는 의미일 뿐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헌법학자인 '친박'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도 2014년에 펴낸 저서 <헌법학원론>을 통해 "시간이 경과하면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우므로 대통령의 재직중에 행해진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언제나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어찌됐든 최근 박 대통령이 직접 수사를 받겠다고 밝힌 만큼 박 대통령은 68년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수사를 받는 현직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 어떻게 이뤄질까요?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검찰의 역할을 참고해 보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국민의 안녕과 인권을 지키는 국가 최고 법집행기관”

사회적 정의의 수호자인 검찰이 성실히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능할까?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지목하면서 탄핵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김부겸·문재인·박원순·심상정·안철수·안희정·이재명·천정배 등 야권 대선주자 8명은 박 대통령 탄핵을 추진키로 합의했는데요. 청와대 또한 “합법적 절차로 매듭짓자”며 사실상 탄핵절차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나섰습니다. 대통령 탄핵, 가능할까요? 탄핵의 절차와 탄핵실현가능성을 짚어봤습니다.

탄핵이란?


탄핵이란 국회의 소추(訴追)로 대통령 등을 파면하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 헌법 제65조에 규정되어 있는데요.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 국회는 탄핵을 추진하게 됩니다. 관련 조항을 함께 읽어보시죠.

제65조 ① 대통령·국무총리·국무위원·행정각부의 장·헌법재판소 재판관·법관·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감사원장·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②제1항의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③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④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그러나, 이에 의하여 민사상이나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아니한다.

탄핵은 대통령직을 박탈하는 일이기 때문에 엄격한 절차를 요구합니다. 크게 세 가지 산(山)을 넘어야 하는데요.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산: 탄핵 소추안 발의 “어렵진 않네”


대통령 탄핵을 위한 첫 번째 절차는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일입니다. 국회 재적의원 300명 중 과반수이상, 즉 151명의 발의가 필요합니다. 탄핵소추안 발의 자체는 어렵지 않아보입니다. 현재 야3당 의석이 165석인데다 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6석까지 합치면 총 171석. 야3당이 대통령 탄핵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소추안 발의에 필요한 151석 이상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진 비교적 어렵지 않습니다.

두 번째 산: 탄핵안 의결 “새누리당 의원 29명을 확보할 수 있을까”


발의된 탄핵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합니다. 국회 재적의원의 2/3 이상, 즉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범야권 의원이 171명이니, 200명을 맞추려면 새누리당에서 최소한 29명의 의원이 찬성표를 던져야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새누리당 의원 29명의 찬성을 이끌어내기가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32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탄핵 착수에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새누리당 비박계를 접촉한 결과 탄핵 의결정족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탄핵결의안 통과 가능성을 높게 봤습니다.

하지만 탄핵안이 부결될 가능성도 여전히 높습니다. 이른바 ‘반란표’ 때문인데요. 탄핵안 표결은 무기명 비밀투표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야당 내에서도, 탄핵에 찬성한 여당의원들 내에서도 얼마든지 반대표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자칫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하게 될 경우, 보수층이 결집해 박 대통령이 다시 정국 주도권을 잡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야권이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이유입니다.

만약 200명 이상의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습니다.

세 번째 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박 대통령은 ‘중대한’ 법 위반을 했는가”


두 번째 산을 넘어도 더 큰 산이 남았습니다. 바로 헌재의 탄핵 심판입니다. 헌재는 탄핵심판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탄핵 여부를 결정하는데요. 9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찬성하면 대통령 탄핵이 확정됩니다.

헌재가 대통령을 탄핵하기로 결정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우선 긍정적인 반응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법조계 일각에선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 탄핵사유가 성립됐다고 봅니다. 검찰의 공소장 내용 때문인데요. 최순실·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충분합니다. 공소장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직권남용, 강요,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의 공범입니다. 기업으로부터 강제로 돈을 모금한 행위에도, 공무상 비밀을 민간인에게 유출한 행위에도 박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이 있습니다. 이는 '그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라는 탄핵소추 요건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 또한 있습니다. 헌재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을 기각했는데요. 당시 헌재는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어야 한다"는 탄핵 결정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만약 헌재가 박 대통령의 혐의가 ‘중대한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본다면, 탄핵안은 기각될 소지가 높습니다.

박한철 헌재소장과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내년 초까지라는 점도 변수로 지목됩니다. 앞서 재판관 9명 중 6명이 찬성해야 탄핵이 성립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만약 두 재판관이 퇴임한 후, 임명이 서둘러 이뤄지지 않아 남은 재판관 7명이서만 심판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땐 채워지지 않은 두 자리를 탄핵 반대표로 간주합니다. 다시 말해 9표 중 최소 2표가 ‘탄핵 반대’표가 되는 겁니다. 여기에 덧붙여 나머지 7명의 재판관 중 6명도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탄핵심판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탄핵에 필요한 찬성표가 최소 6표라는 점을 떠올리면, 대통령을 탄핵시키기란 여러모로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만약 대통령이 탄핵된다면 헌법 제68조에 따라 탄핵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게 됩니다. 탄핵 정국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로 번졌는데요.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검의 칼끝은 청와대를 정조준할 수 있을까?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沙上樓閣)”

지난 20일,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결과에 대해 이렇게 비난했습니다. 박 대통령을 ‘최순실 국정농단’의 피의자로 지목한 특별수사본부의 발표가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도 검찰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습니다. “앞으로 중립적인 특검의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말하는 등, 특검은 중립적이고 검찰은 중립적이지 못하다는 뜻을 은연중에 내비쳤는데요. 검찰과 특검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유 변호사의 말처럼 특검은 중립적이고 검찰은 중립적이지 않은 걸까요? 특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특검이란?


특검은 특별검사제도의 준말입니다. 특정사건에 한해 특별검사를 임명,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특검을 두는 이유는 ‘독립성’이 더욱 요구되는 사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정치적 중립성이나 공정성에 관련한 일일 경우, 아무래도 정권의 영향을 받기 쉬운 검찰보다는 독립적인 특검이 더 공정하게 수사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찰이 정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검찰총장을 비롯한 인사권을 대통령이 쥐고 있어서입니다. 그러므로 검찰이 수사를 공정하게 할 수 없을 것 같다거나 검찰이 수사를 했는데 공정하지 못하다고 여겨질 때엔 특검이 발동되게 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11차례 특검이 이뤄졌는데요. 가장 최근에 있었던 특검은 2012년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의혹’ 사건과 관련해서였습니다. 대개 대통령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선 특검이 출범하곤 합니다.

누가 특검이 되는가?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최순실 특검법)’이 통과됐습니다. 앞으로 이 법에 따라 특검이 임명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법에 주목할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법의 제3조 제2항 중 ‘1명의 특별검사를 임명하기 위한 후보자추천을 원내교섭단체 중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에 서면으로 의뢰하여야 한다.’고 규정된 부분, 즉, '야2당만이 특검 추천권을 행사한다'는 부분인데요.

사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여야가 특검 도입을 합의했을 때 그 방식을 놓고 여야 간 의견차가 있었습니다. 여당은 ‘상설특검’을, 야당은 ‘별도특검’을 요구한 겁니다. 상설특검과 별도특검의 가장 큰 차이점은 ‘특검 추천을 누가 하느냐’입니다. 상설특검을 규정하고 있는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에 따르면 특검추천위원회가 특검 후보자를 추천합니다. 그런데 특검추천위에 법무부 차관 등 대통령 측이 포함돼 있기에, 결국 특검에도 정권의 입김이 반영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죠. 이른바 ‘셀프특검’이라는 얘깁니다.

이에 비하면 별도특검은 따로 특검법을 제정, 상설특검과 별도로 특검 후보자 추천 같은 임명절차를 정합니다. ‘최순실 특검법’에서 야2당만이 특검추천권을 갖게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특검, 잘 할 수 있을까?


최순실 특검법이 통과된 이상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는 건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남은 것은 얼마나 공정하게, 얼마나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느냐일텐데요.

하지만 우려되는 몇몇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선 특검이란 제도가 갖는 시간적, 물리적 한계 입니다. 가령 최순실 특검팀은 파견 검사 20명, 파견 검사를 제외한 파견 공무원 40명 이내로 구성되고요, 20일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70일 이내에 수사와 기소절차를 완료해야 합니다. 방대한 의혹들을 규명하기엔 결코 넉넉하지 않은 인원과 시간입니다.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통령 대면수사를 강제할 수 없다는 점도 특검의 한계로 지적됩니다. 지난 10월 29일, 검찰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비서관과 정호성 대통령실 제1부속비서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려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보안 등을 이유로 거부하는 바람에 ‘임의제출’ 형식으로 끝냈었는데요. 특검도 비슷한 상황을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강제수사권이 없는 탓에 결국 대통령의 협조 없이는 압수수색이 불가능합니다.

대통령이 대면조사를 거부해도 강제할 방법이 없긴 마찬가집니다. 대통령에겐 ‘형사불소추’ 특권이 있습니다. 원활한 임무수행을 위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기소를 당하지 않는다는 헌법상의 특권입니다. 다시 말해, 헌법적으로 기소를 당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기소를 위한 전단계인 수사에 충실히 응할 의무가 대통령에겐 없습니다. 이전에도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 말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대면수사를 네 차례 거부했습니다. 특검 수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근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은 여전히 큽니다.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하는 등 검찰 수사도 나름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이 때, 특검이 바통을 이어받아 성역 없이 수사를 해주리라는 믿음입니다. 촛불이 횃불로 번져나가는 시대입니다. 특검의 활동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을까?

지난 12월 2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야3당의 탄핵소추안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내용은 대체로 예상했던 대롭니다. 최순실씨 등 비선조직이 국정에 개입하도록 허용한 것, 이들에 국가기밀을 유출한 것 등이 헌법위반에 해당된다며 탄핵사유로 적시됐습니다.

그런데 다소 특이한 점도 있었습니다. ‘제3자 뇌물죄’가 탄핵소추안에 등장한 겁니다. 제3자 뇌물죄 적시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얼마 전 검찰 공소장에 드러난 박 대통령의 헌법, 법률 위반 혐의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즉 검찰 수사에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혐의였는데요.

얼마 전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죄 혐의를 규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최근 확정된 특검보와 파견 검사들 중에 ‘특수통(기업·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전문)’이 많고, 박 특검 또한 “검찰 수사 결과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제3자 뇌물죄가 무엇이며, 박 대통령은 왜 이 같은 혐의를 받고 있을까요?

제3자 뇌물죄란?


제3자 뇌물죄의 정식 명칭은 ‘제3자 뇌물공여죄’입니다. 형법 제130조에 명시돼 있습니다.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그 직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공여를 요구 또는 약속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례를 들어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공직자입니다. 박 대통령이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기로 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런데 이 금품을 박 대통령 자신이 아닌 제3자, 가령 최순실씨에게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이럴 때 박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가 제3자 뇌물죄입니다.

물론 최순실씨 등 제3자가 대가를 받았다고 해서 무조건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순 없습니다. 뇌물죄 적용의 핵심은 ‘부정청탁을 들어주는 것을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겁니다. 대가를 바라고 준 게 아니라고 한다면 제3자 뇌물죄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어떻게 규명할 수 있는가가 특검의 중요한 과제일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왜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는가?


박 대통령은 지난 2월과 3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각각 독대했습니다. 이후 최순실씨가 소유자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이 SK에 80억 원, 롯데에 70억 원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죠. 롯데는 70억 원을 냈지만 6월 검찰 수사를 앞두고 돌려받았고, SK는 30억 원을 역제안했다가 지원이 무산된 걸로 알려졌는데요.

SK와 롯데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올해 12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들 기업이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내는 대가로 박 대통령이 면세점 선정에 힘을 써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도 연루되어 있습니다. 지난 해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슈가 있었는데요. 당시 둘의 합병은 삼성물산 일반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성물산 지분의 10%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불리한 요소를 무릅쓰고 합병에 찬성하면서 합병이 성사된 바 있었죠. 삼성은 지난 해 9월 최순실씨가 소유한 ‘비덱스포츠’와 자문계약을 맺고 35억 원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사실상 정부기관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삼성 쪽에 손을 들어줬던 배경에 대통령과 최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뇌물죄 규명, 가능할까?


앞서 말씀드렸듯 뇌물죄는 부정청탁을 하면서 그 대가로 돈을 건넸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는 쉽지 않습니다. 대체로 ‘부정청탁의 대가가 아니라 선의로 건넸다’는 식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인데요.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정조사에 출석한 그룹 총수들도 입을 모아 ‘대가를 바라고 낸 돈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특검이 특수부 정예 요원들을 대거 투입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박 특검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 특검의 수사를 믿어주시면 저희도 정말 엄정하면서도 공정하게 수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었는데요. 우선 특검을 믿고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