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 게이트' 등장인물

지난 8월 26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2011년 9월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과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이하 ‘뉴스컴’) 박수환 대표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유럽 해외 출장에 함께 했고, 이탈리아, 그리스, 영국 등지를 방문하며 호화 외유성 출장을 즐겼다고 폭로했습니다. 김 의원의 폭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출장지 이동에 쓰인 10인승 전세기 사용에만 약 8,900만 원의 거금을 지급하는 등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회사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비도덕적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이후 3일 뒤인 8월 29일, 김 의원은 지난 폭로에서 언급한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당사자가 반론을 제기해 실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는데요. 송 주필 측은 김 의원의 1차 폭로 직후 “그리스 국가 위기 당시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을 갔고, 전세기를 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이용 거리를 따지면 그 금액은 200만 원대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시 출장 국가가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영국이었던 점, 전세기 이용, 호텔 예약, 요트 관광, 런던 골프장 라운딩 등에 들어간 총 출장 경비가 2억 원에 달한다는 점을 들어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일 뿐이라는 송 주필의 주장을 재반박했습니다.
결국, 언론의 관심과 여론의 뭇매를 이기지 못한 송 주필은 2차 폭로 직후인 29일 오후 조선일보에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조선일보는 바로 다음날인 30일 송 주필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 사실이 세간에 공개된 이유에 대해 이른바 ‘물타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을 최초 보도하고 지속해서 취재해 온 조선일보에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반격한 것이라는 게 더민주의 주장인데요. 송희영 주필 사건을 우병우 수석 사건에 이은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갈등의 연장선 격으로 보는 것이죠.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이번 사건과 우병우 수석 사건은 전혀 별개”라고 이야기하며 우병우 사건과 박수환 게이트는 각각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 사건’의 간략한 줄거리입니다. 내용만 놓고 보니 간단하죠?
정치권에서 이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와 별개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앞서 제가 이야기한 내용은 더 큰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배경설명이라고 할 수 있죠. 이 맥락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앞으로 뉴스컴 박수환 대표의 로비 의혹, 대우조선해양 사태 등의 굵직한 사건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먼저 이야기하자면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대해서는 이 글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아주 간략한 정보만 훑을 예정입니다. 워낙 덩어리가 큰 이야기이니 기회가 될 때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보죠!